WASHED CORDUROY B.D.U JACKET
WASHED CORDUROY B.D.U JACKET
워시드 코듀로이 비디유 자켓


<B.D.U jacket>
 B.D.U(Battle Dress Uniform)는 약자로 말 그대로 ‘전투복’이다. 공식적으로는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올리브 색상의 낡은 유니폼을 교체하기 위해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미군이 표준 전투복으로 사용했던 위장 전투복이다. 초기 BDU 자켓의 디자인적 측면으로 보자면 사실 센세이션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상의 전면의 4개의 주머니와 팔꿈치의 덧댐 등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공수부대의 전투복인 M1942 점프슈트와 디자인적으로 거의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군은 1952년부터 써오던 M1942, M1947 작업복을 대체한 OG-107을 사용했다. 이전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가슴에 2개의 주머니가 달려있고, 무엇보다 위장 무늬를 사용할 생각을 안 했다. 고전적인 디자인이지만, 최초로 육해공군 모두에서 공용으로 입을 수 있게 채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 후 1981년 BDU의 채택으로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하다가 1989년 BDU 보급 완료 후 모두 퇴출됐다.




<최초의 공식 위장 무늬 전투복>
 베트남 전쟁 기간 동안 파병 장병들에게는 정글 퍼티그라는 별도의 전투복이 보급됐다. 정글 퍼티그는 OG-107과 다르게 상의 전면에 4개의 주머니가 달렸고, 상의를 빼 입으며 통풍에 유리했다. 두 전투복은 위장무늬가 없는 단색의 국방색 전투복이었으나, 당시 미군에서는 위장 무늬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이미 2차 세계 대전 당시 ‘덕헌터’라고 불리는 민간인 수렵가들이 입던 위장 무늬를 채용한 전례가 있으며, 이를 착안해 베트남전쟁까지 특수부대들이 사용했다. 그 이후에도 ERDL이라 불리는 위장무늬 전투복도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BDU의 시초뻘이 되는 전투복이 등장한다. 하지만 전군에서 사용되진 못하고 일반 보병이 아닌 특수부대, 공수부대 등 특수한 목적의 부대에서만 사용하는 등 제한적인 인원들만 사용했다. 1981년 단색 올리브 유니폼을 교체하기 위해 지휘관 및 장교에게 처음 지급되고, 그 후 전군의 전투복으로는 BDU가 최초로 채택 되는 것이다.


(좌측: Brown ERDL 혹은 Highland ERDL, 우측: Lime ERDL 혹은 Lowland ERDL)



<우드랜드 패턴>
 우리가 일반적으로 군인 하면 딱 떠오르는 위장 무늬가 바로 BDU의 우드랜드일 것이다. BDU의 위장 무늬인 우드랜드 패턴은 사실상 위에 서술했던 ERDL 패턴에서 약간의 변형을 거쳐 1981년에 채택한 것이다. ERDL은 제2차 세계 대전 때 독일 무장 친위대가 쓰던 라이버무스터(Leibermuster)라는 무늬를 기초로 1948년에 개발되었다. 처음에는 주로 특수전부대와 같은 부대들이 사용했으나, 베트남 전쟁이 진행되면서 일반 보병까지 시험용으로 보급되었다.
이 패턴과 함께 우드랜드를 비교해 보면 위 기재된 Lime ERDL 보다 Brown ERDL을 기초로 제작된 것을 엿볼 수 있다. 사실 무늬는 기존의 것보다 큼직하게 표현되었다는 것을 빼면 크게 바뀐 부분이 없다. BDU가 단순히 단색 전투복의 쇠퇴와 위장 무늬 때문에 채택된 것은 아니다. BDU는 당시 쓰이던 전투복들의 합리적인 부분들을 조합하여 나온 물건이다. 특히 적외선 영역에서의 위장이 있다. 적외선 위장의 원리란, 일반 염료로 염색한 원단은 위장 패턴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의 단색으로 보이며 주변 환경에 어울리지 못하여 돋보이게 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위장 패턴을 구성하는 각 색상을 특수 염료로 나염해 적외선 반사 값을 달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BDU 자켓의 기능성과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기로는 불법적으로 카피한 BDU 전투복이 퍼져서 피아식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미국의 철천지원수인 *오사마 빈 라덴도 미군 BDU를 입었을 정도라고 한다.


(M81 woodland pattern)



<대한민국 육군>
 대한민국 국군 또한 이 우드랜드 패턴을 참고하여 1982년에 육군 특수전사령부 전용으로 '독사복'이라는 위장 전투복을 지급했다. 그 후 1990년에 "전군 통합 위장 무늬"라는 패턴으로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전군 통합 전투복을 제작한다. 다만 초창기의 위장 무늬는 색 톤이 전체적으로 어두웠고, 갈색도 거의 고동색에 가까웠다. 96년에서 97년 경에 이르러서야 우리가 흔히 아는 그 밝은 녹색의 위장 무늬로 교체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국군의 전투복의 패턴이었던 터라  사람들의 인식에 위장 무늬하면 바로 이것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것을 흔히 우리나라에서 ‘개구리 전투복’이라 불린다.




<남성복의 기원>
군대와 군인으로부터 파생된 패션. 다시말해, 군대와 군인이 가지는 이미지 중에서 남성적인, 터프함, 절도 있는 모습, 제복에 대한 로망을 이용한 패션이다. 예전 한국에선 밀리터리 룩을 카모플라쥬 위장 무늬 패턴의 옷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어 건빵 바지를 뜻하는 카고 팬츠가 원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정예인 공수부대가 착용한 신형 전투복에 근원한 제품이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남성의 필수 코디인 테일러드 자켓이나 여러 종류의 코트, 부츠, 야상 등은 물론이고 정장이나 치노 팬츠 또한 군복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밀리터리 룩은 어떻게 보면 남성복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아이템들로 BDU 자켓은 미군의 전투복에서, 야상은 M51, M64, M65 등에서, 항공 자켓은 MA-1, B-3, N-2B 등에서 기원했다. 앞에 설명했던 밀리터리 기반의 의류는 여러 가지 소재와 패턴들이 변경되고, 재해석되며, 밀리터리룩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스타일에서 꾸준히 소비되는 아이템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 :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국제 테러리스트. 이집트 과격단체들과 동맹을 맺고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자신이 조직한 테러 조직 알카에다를 통해 국제적인 테러를 지원하기 시작하여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와 9.11 미국 대폭발 테러 등의 배후자로 지목되었다.